[오마이뉴스]'위안부' 사라진 일본 교과서, 왜 그런가 했더니...   2013-08-08 (목)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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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사라진 일본 교과서, 왜 그런가 했더니...

역사NGO세계대회 중 한일 공동으로 진행하는 '위안부' 문제 강연을 듣고

13.07.28 10:28l최종 업데이트 13.07.28 10:31l 주란(ranran)

"여러분 중에 '위안부'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학생이 있나요? 없겠죠. 이렇게 '위안부' 문제가 사람들의 국제적인 관심을 받게 된 건 20여년 전부터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 이후로 바뀐 것이 있을까요?"

▲  역사NGO세계대회 포스터 중 일부.
ⓒ 역사NGO세계대회
순간 강연에 참석한 모든 학생들은 생각에 빠진 듯 했다. 이 수업은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역사NGO세계대회(7월 22일~7월 25일) 가운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모델수업4 :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찾는다'라는 수업 중 하나였다. 자원봉사자로 이 포럼에 참여했던 나는 운 좋게도 이 수업의 자원봉사자가 되어 수업도 들을 기회가 생겼다.

이날 열린 수업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동아시아사수업연구모임의 한국인 강사 고진아씨와 오사카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었고 일본교과서문제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일본인 강사 오우카 후미오씨가 공동으로 강연을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위안부 문제의 가해자라고 볼 수 있는 일본인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날 강연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한때, 일본 역사 교과서에도 '위안부 문제'와 '조선인, 중국인 강제 연행', '남경대학살' 등 일본의 가해 역사가 상세히 기술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모든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게 된 걸까? 오우카 후미오 강사를 통해 일본 교과서 서술 경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아예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결국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직접 내가 증인이라며 일본 정부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97년이 되어서야 모든 중학교 교과서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에 큰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우익 세력들은 언론을 이용하여 '위안부'는 일반 병사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았으며 스스로 원해서 매춘을 했다는 근거를 들며 '종군위안부' 부정 캠페인을 벌였다. 2001년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작성한 일본의 침략을 긍정하는 교과서가 등장하지만 소수의 지역만이 이 교과서를 채택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1개사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사라지거나 가해 사실에 대한 기술이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술을 계속 해온 교과서는 우익들의 압박으로 채택 지역이 극도로 줄어들어 결국 회사가 도산하고 만다. 결국 2005년 모든 교과서에서 '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사라진다. 

또한, 2011년에는 '침략긍정교과서'가 2종으로 채택 지역이 늘어나 현재 전체의 약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침략긍정교과서'는 일본이 침략을 했으나 좋은 일도 많이 했다는 내용과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국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오우카 후미오 강사님은 탄광에서 강제 노동을 시켰던 사실 등은 그 전에 비교적 빨리 인정했던 데 반해 '위안부' 문제만은 어떻게든 부정하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만 봐도 일본 정부 스스로가 '위안부' 문제를 심각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최근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경향은 어떨까? 그다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지난 5월, '위안부 망언'으로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이자 오사카 시장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가 국제적 파문을 일으켰다. '위안부 망언'으로 일컬어지는 하시모토 발언의 요지는 세 가지이다. 

첫째,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군에 의한 강제 연행의 증거'는 없다. 둘째, 어느 나라의 군대라도 '위안부'를 이용해왔다. 일본만 비판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 셋째, 군대에는 '위안부'가 필요하다.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은 '풍속업'을 활용해주었으면 한다.

위와 같은 발언으로 일본 및 전세계의 비판이 집중되었고,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이후에 세 번째 발언은 철회 후 미국에 사죄하였으나,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언은 아직도 철회하지 않았다. 

하시모토 발언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강제연행을 하라'고 지시한 문서는 없었으나 "군의 관여"를 나타내는 문서는 다수 발견되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제연행, 납치 등은 당연히 예전에도 불법 행위였다. 이러한 불법 행위를 군의 공적인 문서로 남겼을 리가 없다. 둘째,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직적이며, 규모나 잔학성에 있어서도 범상치 않았다고 이미 많은 피해자들이 증언하였다. 셋째, 미군이 풍속업을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둥의 발언은 전쟁을 위해서 여성이 희생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은 여성의 인권을 짓밟는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망언이 나온 배경은 2007년 제 1차 아베내각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된다. 2007년 3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간담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당초 정의된 강제성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 즉 울부짖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가는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AP통신과 NYT에 의해 "아베 총리가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고노 담화의 수정을 도모하고 있다"며 맹폭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하원과 유럽의회에서 일본의 사죄 요구를 결의하였다.

오우카 후미오 강사님은 일본은 한국과 중국이 비판할 때에는 반발하는 경향이 있으나 미국이 어떤 사건을 비판할 시에는 순응, 종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 때에도 미국의 맹비난으로 아베 총리는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2013년 제 2차 아베내각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경제 위기 등 위기를 맞은 현 상황에서 강한 일본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을 되돌린다"는 공약을 내세워 압승하였다. 그리고 일본 헌법 제 9조 "전쟁포기, 전력 불 보유" 조항의 개헌을 제안하였다. 최근 일본 사회는 불경기, 실업, 격차 심화 등의 문제 속에서 우익세력과 보수정치가들은 불만의 배출구로 외국인, 사회취약계층 등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우익 세력들이 일부러 혐한 발언 등을 하고 영토 문제를 대두시켜 중국 및 한국과의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우카 후미오 강사님은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은 재일 한국인들과 사이좋게 함께 살고 싶어 한다며, 그것은 일부 우익 정치인들의 입장임을 강조하였다.

강의 말미에 우리가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강의 및 토론 시간이 있었다. 오우카 후미오 강사님께서 가장 강조한 것은 내셔널리즘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사님은 일본 내에서 가끔 그런 내용을 강의하는 것에 대해 "일본인이 맞냐", "일본을 배신한 것이다"라는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이 올바른가?" 라며 일본인이라고 해서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 등을 외면하고 일본의 국익만을 따진다면 그것이 과연 애국자일까 의문이라고 하셨다. 

강의 전체를 진행하신 사회자 분께서는 마무리 멘트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리가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역사에서 우리나라가 항상 피해자인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 전쟁 때 우리나라 군인들이 하도 베트공들을 많이 죽여서 베트남에 가면 한국군 '증오비'만 수백 개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을 이룩한만큼 앞으로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될 순간이 많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일본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 뒤에 우리나라 친구들과 일본인들은 그런 것도 모른다며 일본 교육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강연 때 보니, 나도 베트남 전쟁 때 일들에 대해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항상 우리나라는 역사의 억울한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 나도, 내 친구들도 모두 베트남에 한국 증오비가 있다는 사실은 배우지도 않았고 알지 못한다. 과연 이러한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올바른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 오우카 후미오 강사님 말씀처럼 진정한 애국자란 무엇일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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