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해! / 세계NGO역사포럼 양미강운영위원장

만 3년이 되어간다. 2007년 3월로 기억하는데, 재단 회의실에서 세계대회와 관련한 논의를 처음 시작했다. 15여개 단체가 모였던 그 회의에서 우리는 큰 사건(?)을 저질렀다. 그건 동아시아 역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NGO들이 함께 모여 대회를 치루기로 한 것이다. 다양한 논의가 있었는데,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자는 의견, 그래도 이야기가 된 마당에 재단도 함께 한다는 일을 시작하자는 의견까지.... 많은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세계대회는 역사NGO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만들어내면서 실험을 하게 되었다. 우선 실험이란, 한중일을 넘어서 아시아, 유럽, 미주에 이르기까지 20여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대회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심포지엄 이외에 워크샵, 각종 부대행사 등 판을 넓혀놓은 것도 처음이었다. 이런 실험은 해를 거듭하였고 이제 4년째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NGO가 뭐냐고 묻는다. 역사NGO라는 생소한 용어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일어나는 각종 역사갈등과 이에 관련한 이슈들이 빈번한 상황에서 역사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단체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같은 역사갈등 이슈들은 한국 혹은 중국, 그리고 일본이 각각 해결할 수 없는 국제적 관계를 지닌다는 점에서 상호적이다. 그리고 국제적이다. 이런 문제인식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는 판이 필요했고, 그 판이 세계대회라는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3년이 흘러갔다. 아무 것도 없는 맨 땅에서 시작한 첫해는 무사히 대회를 치루는 것만으로 만족했다면, 다음해는 좀 더 내용을 알차게, 참여단체들을 조직화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만 4년이 되어간다. 3년간의 경험을 통해 반성하게 된 것은 한국이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한국중심의 대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었다. 동아시아 역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만의 잔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잔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동아시아 문제를 글로벌화 하는 일이 필요하고, 이문제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해외의 단체들과의 파트너쉽을 공고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고민 끝에 앞으로의 역사NGO세계대회는 2년을 한 주기로 해서, 1년은 활동가대회로, 1년은 세계대회라는 기조를 유지하게 되었다. NGO들의 역량을 확대하는 일과 함께, 세계와 함께 우리의 고민을 함께 나눌 무대가 바로 올해 10월 카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될 활동가대회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한국의 활동가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대회였으면 좋겠다. 우리의 경험과 미주의 경험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가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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